어느 여행지나 다녀오면 좋은 기억이 남지만, 호주는 특히나 편안하고 여유로운 여행을 했던 곳으로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김빛나 과장님과 최영철님의 배려로 편안한 여행이 가능했고,
방윤희 가이드님의 열정과 배려 덕분에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결국 블루마운틴을 볼 수 있었거든요.
게다가 어찌나 적극적으로 사진을 찍어주시던지요~
돌아오니 좋은 사진이 너무나 많아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여행지에서 돌아와 결국 남는 것은 추억과 사진이니까요. 감사한 마음에 난생 처음 '후기'라는걸 써보고자 합니다.
제 글이 다른 분들의 여행지 결정에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여기저기 다니며 구경하는 것을, 남편은 휴양지를 선호하는 스타일이 정말 다른 부부입니다.
게다가 제가 3년 정도 허리가 많이 아파 장거리 여행은 꿈도 꾸지 못했던터라, 이번 여행에 대한 부담이 컸는데요.
그래서 편안하고 여유있는 여행을 찾아보니 신혼부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허니문 패키지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1. DAY-1, 시드니 도착
기나긴 비행으로 피곤했는데 입국 심사도 빠르고, 공항에서 호텔까지 30분도 채 걸리지 않아 체력적 부담이 한결 덜했습니다.
제가 묵었던 곳은 SOFITEL WENTWORTH HOTEL, 시내 빌딩 사이에 위치해 환상적인 VIEW가 있는건 아니지만,
시내 중심에 있어 유명한 관광 포인트 여러 곳을 걸어 다닐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원래 여행지에서는 이른 아침에 나갔다 늦은 밤에 돌아오니 VIEW는 있으면 덤, 없으면 그냥 쿨하게 넘기셔도 될 것 같아요.
여유있는 걸음으로 써큘러키까지 15분이면 충분하고, 그곳에서 길만 건너면 바로 록스입니다.
체크인 후 곧바로 나가 저녁 먹고 야경을 감상하는 것으로 첫 날은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2. DAY-2, 블루마운틴
아~ 그런데 첫날부터 날씨가 복병이었어요. 비소식에 걱정은 했지만, 그 정도일 줄 상상도 못했거든요.
블루마운틴에 도착하니 구름이 온 산을 뒤덮어 정말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ㅠㅠ
가이드님도 당황하셔서 "이게 아닌데..." "원래 이렇지 않은데..." ㅋㅋㅋ
하지만 걱정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가이드님 말씀이 블루마운틴에 무수히 와보았으나 이렇게 안보이는건 처음이라고 하셨으니까요 ㅎㅎㅎ
그래도 탈 건 다 타고, 놀 것도 다 놉니다. 기왕 이렇게 된거...
가랑비를 맞으며 우거진 숲 사이에 난 산책길을 걷는데, 구름속에 갇힌 숲이 나름 운치 있더군요.

비가 너무 굵어져 일정을 접기로 했습니다. 다소 늦었지만 시내로 돌아와 관광하기로 했어요.
일단 QVB(퀸 빅토리아 빌딩)으로 향했습니다.웨스트필드나 마이어 등 큰 쇼핑센터가 있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어 한 곳만 선택할 수 있다면 QVB에 가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1898년에 지어진 비잔틴 양식의 화려한 건물로 그 자체가 볼거리입니다.
굳이 쇼핑을 하지 않더라도 커피 한 잔 하거나 사진 몇 장 남기는 것만으로도 후회 없으실 거예요.
6시면 영업 종료라 시간이 많지 않았던 탓에 서둘러 악세사리 하나 구매하고, 호주의 Tea 브랜드인 T2에 들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개성있는 tea ware도 많고, 시음도 마음껏 할 수 있고, 부담없는 가격으로 지인들에게 줄 좋은 선물도 살 수 있으니 들러볼만 합니다.
블루마운틴의 장관을 보지 못해 다소 맥빠지는 하루였지만, 구경은 계속되어야 하는 법... 시내 관광으로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3. DAY-3, 시드니 동부해안 & 시내관광
더없이 좋은 날씨입니다. 가이드님 말씀이 원래 보통 시드니 날씨가 이렇다고 하시네요.ㅎㅎㅎ
갭팍으로 향합니다. 오랜 세월 침식과 퇴적으로 형성된 절벽 아래로 보이는 푸른 바다가 바로 남태평양이라고 하네요.
절벽 위에는 멋진 주택들이 모여 있습니다. 저절로 탄성이 나오고, 무의식적으로 카메라 셔터를 마구 누르게 됩니다 ㅎㅎㅎ
시드니의 멋진 조망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더둘리페이지에서는 신혼부부 흉내내는 뻔한(?) 포즈도 취해보고,
동네 꼬마들 없는 틈을 타 시소도 타봅니다.
그 유명한 본다이 비치로 향했습니다. 다음 일정이 있으니 해수욕이나 선탠은 생략... 해변 산책로를 거닐어보는 정도에서 만족해야 했어요.
하지만 며칠 뒤 해밀턴 아일랜드가 있으니 그렇게 아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
해변을 둘러싼 부촌과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도 멋지지만, 현지인들이 비치타월 한 장 가지고 나와 가벼운 차림으로 누워
해바라기하고, 파도타는 모습 자체가 이곳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팜코브, 미세스 멕쿼리 포인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로얄 보타닉 가든을 산책하여 오페라 하우스까지 돌아보게 됩니다.


5시가 조금 넘어 큰 범선에 탑승합니다. 2시간 동안 운항하니 안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며 해질녘 풍경부터 야경까지 느긋하게 감상하실 수 있어요.
낮과는 다른 각도에서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를 감상하는 묘미도 꽤 괜찮습니다.

4. DAY-4, 다시 블루마운틴 & 페더데일 동물원
이 날은 원래 미술관도 가고, 공원에 드러누워 여유도 즐기고 싶은 생각에 자유일정으로 1박 추가한 시드니에서의 마지막 날이었어요.
그런데 블루마운틴을 보지 못해 너~무 아쉬웠던 마음에 다시 블루마운틴에 가기로 했습니다. ㅋㅋㅋ
가는 길에 페더데일 동물원에 먼저 들러봅니다.
코알라랑 사진도 찍고, 캥거루에게 먹이도 주고, 올빼미랑 눈맞춤도 하고, 뱀도 만져보고...
하루 종일 있어도 지겹지 않을 곳입니다. 시간이 정말 쑥쑥 가요~


아~ 블루마운틴!! 또 왔습니다!! 그저께 본 곳과는 완전 다른 곳이네요.
그 날은 정말 아무것도 안보였던터라 처음 온 것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다른 일정을 포기하고 간 보람이 있었어요.
이곳에 처음 발을 딛었던 개척자들이 이 산이 멀리서 새파란 빛깔을 띄고 있어 블루마운틴이라고 불렀다고 해요.
산을 뒤덮고 있는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증발된 유액이 햇빛에 어우러져 푸른 안개현상으로 발산되기 때문에 파랗게 보인다고 하네요.
뒤로 보이는 기암 괴석이 바로 블루마운틴의 상징, 세자매 봉입니다.
산을 보고 있노라니 유명 관광지에 왔다는 생각보다는 힐링하러 온 기분이 듭니다.
다시 시드니로 돌아와 달링하버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차이나타운을 거쳐 하이드 파크를 산책, 세인트메리 성당 외부를 구경하고 호텔로 돌아옵니다.
시드니 시티가 그렇게 크지 않기도 하지만, 역시 호텔 위치 좋은게 한몫합니다.
산책하듯이 구경하면서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으니까요.
5. DAY-5, 해밀턴 아일랜드 도착
시드니에서 2시간 30분 가량 비행 끝에 해밀턴 아일랜드에 도착합니다.
점심 후 일단 섬 전체를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햇살도 따갑고 경사가 제법 심하니 비용이 좀 추가되더라도 버기를 빌려 다니실 것을 추천합니다.
무료 셔틀도 있지만 전망 좋은 곳마다 잠시 쉬어가고 사진 찍기엔 버기가 좋아요.

저녁 식사 후에 다시 버기를 몰고 언덕 위로 가보시길 꼬옥 추천합니다~!!
섬 아랫쪽과는 달리 숙박시설 주변의 조명이나 가로등이 없기 때문에 쏟아질 것처럼 별이 무수히 많은 밤하늘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일반 카메라로는 담아올 수 없는 장관이라 안타까웠어요.
또 한가지!! 버기를 천천히 몰고 사람들이 잘 오가지 않는 길을 한 번 둘러보세요.
작은 캥거루들이 풀을 뜯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가만히 옆에 앉아 구경하면 잠시 멈칫하다가 이내 "딱딱딱" 소리를 내며 풀을 뜯는데, 정말 귀엽습니다.ㅎㅎㅎ

6. DAY-6,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
해밀턴 아일랜드를 선택한 이유, 바로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 투어'가 있는 날입니다.
큰 배에 꽤 많은 인원이 타는데다 다른 섬에서 이미 일부 탑승한 상태였어요.배멀미가 있으신 분들은 약을 미리 준비해가시고, 아이패드에 감상할 음악이나 동영상을 담아가도 좋으실 것 같아요. 배 타는 시간이 꽤나 길거든요.
사람들이 대체로 처음엔 사진도 찍고 서서 파도도 구경하지만, 나중엔 다소 지루하거나 피곤한 얼굴이더군요.
투어에 스노우쿨링이 포함되어 있지만, 저희는 별도로 스킨스쿠버 신청을 했습니다.
스노우쿨링을 즐기다가 배정받은 시간에 맞춰 가면 장비를 착용시켜줍니다.스킨스쿠버 시간은 25분에 불과하고 자격증이 없는 경우 수면에서 6~8미터만 내려갑니다.
때문에 스노우쿨링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본다는 것 외에는 큰 차이는 없어요.
개인적으로 몰디브에서 했던 스킨스쿠버와 비교하니 시간도 한참 짧고 잠수하며 돌아보는 범위도 적어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제한된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한 것 같습니다.
멸치떼와 병어 같아 보이시겠지만 열대어입니다 ㅎㅎㅎ
배는 목적지에 11시 조금 넘어 도착, 2시 45분이면 투어가 종료되고 배에 다시 탑승하여 인원 확인 후 3시에 출발, 섬에 도착하면 거의 5시입니다.
너무나 멋진 곳인데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ㅠㅠ
조금 적게 드시고 많이 노셔요~ 돌아오는 배안에서 머핀과 음료도 주고, 그래도 부족한건 저녁식사에서 채우면 되니까요 ㅎㅎㅎ
7. DAY-7, 화이트헤븐비치 & 오프로드 어드벤처
화이트헤븐비치에 가는 날입니다.
멋진 곳에 와서 늦잠 잘까봐 일부러 오전 투어로 신청했습니다 ㅎㅎㅎ 설명이 필요없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예요.
인적 드문 하얀 모래 해변에 초록빛 바다~ 신혼부부들이 꿈꾸는 휴양지 해변과 가장 닮아있지 않을까 싶어요.
모래가 너무 고우니 카메라나 휴대폰 조심하세요. 기기가 망가질 수 있다고 하네요~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 투어 때와는 다르게 이곳은 스노우쿨링 할 수 있는 해변은 아닙니다. 아무것도 없어요 ㅎㅎㅎ
비치타월이랑 카메라만 준비해서 가볍게 가시면 됩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역시 배타는 시간은 길고 도착하여 즐길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시간 남짓입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다른 섬에 두 곳을 거쳐 해밀턴으로 돌아가 배만 한시간 반 넘게 탔어요.
반나절 투어를 선택했으니 아무 것도 제공되지 않습니다. ㅎㅎㅎ
스낵이나 음료 챙겨가시면 돌아오실 때 배안에서 덜 심심하실 것 같아요.
반일 투어 아닌 전일 투어를 선택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전일 투어 선택한 사람들을 보니 이 해변 한 곳에서만 노는게 아니라 다른 포인트도 데려가더라구요.
그치만 해밀턴 아일랜드에는 정말 많은 종류의 액티비티가 있어서, 저희는 오후에 해밀턴으로 돌아와 '오프로드 어드벤처' 투어를 즐겼습니다.이 투어를 즐기실 분들... 잊지 마셔요~ 예쁜 옷 필요없습니다. 곧 엄청난 모래를 뒤집어써 노랗게 됩니다. ㅋㅋㅋ
'질주'를 즐기는 남편의 희망사항이라 예약한 투어예요. ㅡ_-;;
뭐... 대략 이런겁니다.
근데 기대를 안해서였나... 너무 뜻밖이었어요. 이 투어, 추천합니다!! ㅎㅎㅎ전날 버기를 타고 올라간 곳이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완전히 또 다른 멋진 조망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정말 가슴 뻥 뚤리게 시원하고 멋져요.
투어 가이드분이 섬의 역사, 리조트가 세워지게된 과정, 투자 금액 등등 설명해주십니다.
집중해서 듣다보니 토익 듣기평가 하는 기분 ㅋㅋㅋ
듣다가 지쳐서 띄엄띄엄 들으니 그 다음부턴 멍~ 그치만 경치 감상만 해도 좋습니다.

8. DAY-8, 와일드 라이프, 시드니로 이동하여 귀국
마지막 날, 와일드 라이프에 다녀왔어요.영수증을 버리지 않고 가지고 오면 해밀턴에 머무르는 동안에 매일 다시 동물원에 입장할 수 있다고 해요.
솔깃한 이야기지만 다른 액티비티 하느라 아마 그럴 시간은 없으실 겁니다 ㅎㅎ
그런데 막상 들어가니 월요일엔 코알라를 안아보는 세션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너 안아보러 호주까지 왔는데 ㅠㅠ" 진짜 울뻔 했습니다.
저처럼 코알라, 캥거루 보러 호주가신 분은 꼬옥 참고하시길 ㅋㅋㅋ 곁에서나마 사진을 찍어봅니다.
캥거루가 야행성이라 그런지 대부분 구석에 드러누워 있더군요.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밤에 버기를 몰고 섬을 어슬렁거려 보심이 훨씬 낫습니다.ㅎㅎㅎ
10시까지 체크아웃하고 공항으로 향하기까지 2시간이 채 남지 않아 수영장에서 쉬기로 했습니다.
이제 곧 앉은뱅이 상태로 기나긴 비행을 하게 될테니 썬베드에 누워 쉬는데 남편은 계속 끝까지 물놀이 합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사진이네요~
시드니로 돌아와 귀국하는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시간이 남아 보타니 베이에 잠시 들렀습니다.
쿡 선장이 오스트레일리아 땅에 첫발을 내디뎠던 역사적인 장소라고 합니다.

긴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즐거운 여행 되시길 바래요~ 그리고 좋은 기억만 남은 여행이 되도록 애써주신 방윤희 가이드님, 김빛나 과장님, 최영철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